630일 정도 만난 여자친구와의 이별 문제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작년 10월 이후로 관계를 갖지 않고 있습니다. 여자친구가 원래 그런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원래는 먼저 스킨십도 하고 그랬는데 언제부턴가 손잡기와 포옹 빼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요. 그래서 결론적으로, 여자친구는 직장생활을 하고 저는 학교를 다니면서 서로 생활에 집중하다 보니 만나는 빈도와 연락도 줄고, 점점 서운함만 쌓여서 이제는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자친구와 너무 가족 같고, 친구 같아서 그녀가 없어지는 것이 두렵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22살인데, 많은 분들께서 이 상황이 헤어지기 전에 일어나는 징조가 아닌가, 이미 끝났다고 봐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과거에 영상에서 “관계를 평생 할 수는 없습니다”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관계를 하지 않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연인 사이든 부부 사이든, 관계를 하지 않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인 관계나 부부 관계에서 성적인 관계가 없다는 것에 포커스를 맞춥니다. 중요한 것은 관계를 오랜 시간 하지 않아도 서로가 서로를 보면서 얼굴을 붉히는 일이 있느냐 없느냐입니다. 관계를 6개월, 1년, 2년 동안 하지 않아도 얼굴을 붉히지 않고 잘 지내는 연인이나 부부들도 많습니다. 본질은 그겁니다. 관계를 하지 않는데 그로 인해 서먹해지거나 얼굴 붉힐 일이 자주 나타난다면, 그게 헤어짐의 징조입니다.
관계를 하지 않는 것이 헤어짐의 징조가 아니라, 그로 인해 서로가 서먹해지거나 얼굴 붉힐 일이 나타나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관계를 하지 않아도 둘 사이가 서먹해지지 않을 수 있는 원동력을 찾으라는 것입니다. 그걸 못 찾으면 대부분은 헤어지게 됩니다. 서먹해지지 않는다는 것은 만났을 때 어색하지 않다는 것뿐만 아니라, 애초에 그 자체를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지금 당신은 그 문제를 깊이 생각하고 있으니, 참기가 어려워졌고, 그것을 저에게 상담하고 계시는 거죠. 언제까지 참을 수 있을까요? 앞으로 평생 참을 수 있을까요?
관계리스가 찾아오면, 보편적으로 어떤 시나리오가 형성되냐면, 둘 다 그것을 인지하게 됩니다. 극복하고 싶은 사람이 먼저 상대방에게 어필하지만, 상대방이 거부하거나 표정에 변화가 나타나면 그 시도가 멈추게 됩니다. 이게 반복되면, 결국 먼저 다가가던 사람도 더 이상 시도하지 않게 되면서 관계리스가 심화됩니다.
하지만 먼저 들이대는 입장에서 거부당하는 것에 대해 기분 나빠하면 안 됩니다. 상대방이 왜 거부하는지 생각하는 것은 괜찮지만, 다음 번에 이 상황이 생길 때까지 망설이면 안 됩니다. 거절을 2번 정도 당했을 때는 상대방이 먼저 들이댈 때까지 내가 충분한 관계 어필을 일으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언제 나에게 들이댈까 기다리고만 있으면 관계리스 기간은 계속 길어집니다. 거절을 몇 번 당했어도, 자신을 매력적으로 만들려는 노력을 하면 상대방도 자연스럽게 다가오게 됩니다.
성욕이 없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성욕이 있지만, 그걸 다른 곳에서 풀지 않는 이상, 나를 만나고 있는 상황에서는 상대방이 결국 내게 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오지 않는다면, 내가 관계 어필을 할 수 있을 만큼 성적인 매력을 잃었거나, 상대방이 내가 서먹서먹한 부분을 깨트리지 못한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금 당신은 서로 만날 때 즐겁고 행복하다고 하지만, 그 사람이 당신을 볼 때는 알게 모르게 서먹한 느낌이 계속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들이대도 거절당하고, 상대방도 먼저 들이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죠. 9개월 동안 관계를 하지 않는 것만 생각하면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야 합니다.
당사자분께서 말씀하시기를, 여자친구와 삼월에 대화를 나눠봤지만, 그녀는 일하고 바쁘고 피곤해서 그런 생각이 안 든다고 했고, 당신도 알겠다고 이해한다고 했습니다. 그 후로는 먼저 말하거나 강요하지 않았고, 운동도 오래 하고 관리를 열심히 해봤지만 변하는 게 없어서 고민이 되어 상담을 신청하셨다고 하셨죠. 지금 제가 드린 말씀을 이해하신다면, 결국 이렇고 저렇고 해결되지 않으면 관계를 하지 않고도 만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당신은 9개월 동안 관계를 하지 않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 이유를 찾으려고 고민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이유는 저도 모릅니다. 여자친구가 아니니까요. 만약 그 사람과의 관계보다 그 사람 자체가 좋다면 관계를 하지 않고 그냥 만나면 됩니다. 그게 안 되겠다면 헤어지는 것이 맞습니다.
노파심에서 말씀드리지만, 관계를 자주 하지 않으면 못 견딜 것 같은 사람이라면, 결혼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결혼은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닙니다. 결혼 후에 관계리스가 찾아오면 회복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그래서 결혼을 고려하는 분들은, 그에 대한 현실적인 생각을 해보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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