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이 관심 있는 남자 앞에서 하는 행동을 적어달라고 했는데 괜찮은 게 없더라. 웃어준다는 사람이 되게 많아 좀 색다른 거 뭐 없나? 관심 없는 척했던 적이 많다는 여자들 왜 이렇게 많아? 아니, 관심이 있는데 왜 남자 앞에서 관심 없는 척을 해? 쉽게 정복당할 것 같으니까? 갑을이 정해지니까? 비슷한 얘기를 하는 여자들이 많은 걸 보면서 제가 느낀 건 뭐냐면, 남자는 솔직히 연애를 시작하기 전에 관심이 있는 정도의 단계면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거는 ‘어떻게 하면 이 여자와 사귈 수 있을까?’ 여기까지만 딱 생각하거든. 근데 여자는 보면 그 이상을 넘어서 ‘어떻게 하면 이 남자와 오래 함께 지낼 수 있을까’를 그리는 것 같아. 헤어지기 전까지를 놓고 그리니까 ‘나를 떠날까 봐’까지 그리는 거잖아.
보편적으로 리드하는 쪽은 남자고 그 관계를 수락하는 쪽이 여자기 때문에 걱정이 더 많은 쪽은 여자일 수밖에 없거든. 그래서 티 안 나게 자기를 어필해. 좋아하게 만들기 위해서. 좋아하게 만들기 위해서 어떻게 해? 그러면 여자들 프사가 자주 바뀌어. 프사가 자주 바뀌어? 요건 좀 참신한데. 프사가 왜 자주 바뀌어? 근데 나는 남자로서 프사 자주 바꾸는 여자 보면 뭔가 할 짓 없어 보여서 좀 한심하게 보이던데. 아, 괜히 ‘오, 프사 뭐야?’ 하고 물어봐 주길 바라서? 와, 진짜. 아, 하기사 남자 입장에서 관심이 1도 없는 여자면 한심하게 볼 수도 있겠지만, 관심이 어느 정도 있으면 대화의 창이 열리긴 하겠다. 근데 실제로 이 방법이 먹혔으니까 여성분들도 알고 있는 거 아니야. 일부러는 아닌데 프사가 먹히긴 해.
먹힌다는 사람이 꽤 있네. 머리 쓸어넘기는 거는 너무 사람들이 많이 얘기를 하니까. 남자들이 착각하는 것 중에 가장 큰 하나가 이거라던데. ‘니 앞에서 머리 넘기고 있다고 니한테 관심 있다고 착각하지 말라’던데. 남자들만의 관심사를 주제로 이야기를 하는데 여자 입장에서 잘 모르지만 아는 척하면서 같이 얘기해 주기. 어, 저거는 진짜 좀 공감된다. 게임이라던가 스포츠라던가 보편적으로 남자들이 더 관심 있어 하는 주제들을 여자들이 아는 척. ‘어제 페이커 무빙 지렸지 않아요? 레알이에요.’ 그래서 피파도 하고 서든도 하고 같이 PC방 가서 클랜하고 그랬네. 와, 그러면 여자가 남자 따라서 같이 PC방 가준다. 이러면 게임 끝난 겁니까? 100% 관심이라고 봐도 돼요. 야, 나는 게임이랑 스포츠를 별로 안 좋아해서 생각을 못 했네. 아, 맞다. 저렇게 얘기하니까 공감이 확 된다. 하트 시그널에서 서민재 씨가 이민규 씨한테 잘 보이려고 재즈 알아갔었잖아.
내가 관심이 없었는데 그 남자의 관심사를 알고 그걸 배우려고 한 거. 아, 그런 게 있네. 원래부터 게임을 좋아하는 여자인지 아닌지는 딱 한 번만 해 보면 알지 않냐? 그런 눈치도 없으면, 씨, 연애하면 안 돼. 아, 나 이거 진짜 좀 공감되는데. 이건 내가 직접 겪었던 일이라서 공감이 되는데. 연약한 척 물병 따 달라고 준다고 하는 분이 계시는데, 저거 제 와이프가 한 행동이거든요. 근데 연애할 때부터 지금까지 저한테 할 게 있으면 따 달라고 내밀어요. 캔이든 물병이든. 결혼하고 나서 물어봤어요. ‘자기가 솔직히 이거 자기도 딸 수 있지 않아?’ 이랬더니, 와이프가 뭐라 그랬냐면 ‘내가 바보냐? 물병 못 따는 사람이 어딨냐’고 나한테 그러는 거야. 근데 왜 따 달라고 하냐고 그랬더니, 그냥 내가 따 주는 게 좋대. 자기가 할 수 있는데도 굳이 남이 해 주는 게 연애고 결혼이라면서 그 얘기를 하더라고.
남자도 도와줬을 때 뿌듯해하는 느낌이라고. 그런 걸 보면 여자 입장에서 기분이 어때요? 좋단다. 막 이래. ‘얘는 진짜 내가 이걸 못 할 줄 아는 건가?’ 뭐 이런 생각하고 있어요. 속으로 든든하다고요. 내가 할 수 있는 건데 왜 든든해? 내가 못하는 걸 해 줘야 든든한 거 아니야? 일부러 다른 남자 얘기하는 거. 와, 근데 혹시라도 저 방법을 생각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실제로는 저 방법을 쓰지 마세요. 높은 확률로 남자한테 역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이 훨씬 높아.
관심이 아무리 있는 여자라고 한들 내 앞에서 다른 남자 얘기를 하는 게 딱 보이잖아. 그러면 정내미가 뚝 떨어져. 예, 그런 얘기를 피치 못해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니고서야 그런 얘기가 나오는 걸 보면 그 사람의 의도가 보이는 순간, 내 눈에 보이는 순간 정말 역효과야. 더 애간장 타게 만들려고 약간 이런 느낌이잖아요. 여자 입장에서는. 남자는 절대 그렇게 안 받아들여. 어느 정도 경험이 있고 생각 있는 남자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해. 절대. 카카오톡 선물하기 보내면 확률이 높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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