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시는 분 혈액형 뭐냐고 왜 궁금해하시는지 알려주시면 말씀드릴게요. 아님 묻지 마세요. 제가 B형 남자를 만났는데 무뚝뚝하고 표현이 없었어요. 근데 안 좋아해서 그런 게 아니야. B형 남자가 얼마나 표현이 풍부한 줄 알아? 자기 배 안 고프대. 8살 차이였어요. 진짜예요. 본인은 무슨 형인데 혈액형이 헐, 미친이지. 제가 좋다고 만났어요. 네가 좋다고? 아니면 그 사람이 너 좋다고? 그래서 만났다고?
본인이 찔렀다고요? 먼저? 본인 몇 살인데 8살 많은 사람을 찔렀다고? 본인이 28살이에요? 근데 채팅 치는 건 왜 18살 같지? 아, 그리고 어제 등산 갔는데 26살 동생이 오빠 유튜브 본다고 그러더라고요. 그 얘기가 지금 왜 나오는데? 본인 술 먹었어요? 아침부터 등산 가서 왕감자 했다고? 저 술 취한 거 맞는 것 같은데, 자꾸 혀가 꼬이는… 손가락이… 알람 울려서 일어나서 들어온 거예요.
오타가 날 수도 있는데, 오타만 나니까. 첫날 자고 다음 날 만나서 평범하게 퇴근 후에 데이트하고 그다음 날 만나서 술 마시고 자고 그러고 무뚝뚝해졌다고? 잤냐고? 하… 자지 말라니까 왜 자꾸 자냐? 몸을 다 줄 거였으면 마음이라도 천천히 가던가. “몸은 다 주더라도 마음만큼은 천천히” 얼마나 명언이냐. 그리고 또 내가 뭐라 그랬어. 관계는 시스루와도 같아서 홀딱 벗으면 오히려 더 매력이 떨어진다. 내가 그러지 않았냐? 본디 보일 듯 말 듯, 보일 듯 말 듯. 내가 잠을 못 자서 실연을 하고 있는데, 이 남자도 그렇고 여자도 그렇고 살짝 비치는 옷을 입었을 때 “아, 저 사람의 속내는 어떨까?” 궁금해지는 것이지.
몸을 다 주기로 작정했으면 마음이라도 천천히 주던지. 마음도 주고 몸도 주고 그러니까 될 턱이 있나. 당연히 무뚝뚝해지지. 결론 났잖아. 2번이라며? 첫날밤에 모든 게 다 맞을 거라고 확신할 수가 없지. 그래서 1번 더 잤어. 근데 두 번째 자고 나서 무뚝뚝해졌다? 그러면은 답이 뭐가 있냐? 하나밖에 없잖아. 그렇구나… 마음은 안 좋았는데… 지랄하고 자빠졌네. 네가 마음을 안 줬는데 아침 댓바람부터 7시 땡 하자마자 알람 소리 듣고 “어? 김달 방송한다. 들어가서 물어봐야지.” 이러면서 “오빠, B형 남자는 어때요? 저는 A형인데.” 이러고 있냐?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고 있네.
네가 마음을 안 줬으면 인마, 아 7시에 알람 듣고 “아, 7시네. 10분만 더 자야지.” 이러고 그냥 끊었겠지. 이게 현실 아니냐? 야, 10~20분 잠자는 게 보약인데. “아, 잠 마렵다.” 이러면서 다시 잤겠지. 눈 뜨자마자 제일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그 사람인데 네가 마음을 안 줬다고? 귀신을 속여라. 6시 30분에 일어난다고 자꾸 요리조리 피할라 하지 말고. 진짜 마음 안 준 거 맞아? 좋아하기는 한다고 말했는데 무뚝뚝한 건 못 만나겠어서 제가 그만하자고 얘기했어요. 야, 뭘 시작한 게 없는데 뭘 그만해, 임마. 시작도 안 했는데. 그 사람 입장에서는 당황스럽지. “우리 그만하자? 우리 시작은 언제 했지?” 이러고 있는데, 뭘 그만해. 사귀는 사이에서 잤다고? 아, 사귀었어? 얼마나 사귀었어?
진짜 네가 지금 일부러 이러는 거야? 황당하게 4일 만에 왜 저러는 거야. 진짜 안 지 얼마 만에 사귀었다고? 알고 지낸 지는 3주밖에 안 됐잖아. 남자는 되게 복잡하면서도 단순하다는 얘기 많이 들어봤지? 근데 대부분의 남자에게 써먹었을 때 먹힐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뭔지 알아? 남자가 ‘이 여자도 나를 좋아하고 있구나’라는 확신을 딱 받았을 때 그때부터 멀어져야 해. 그래야 남자가 다가와. 이건 팩트야. 남자 기준에서 그 여자의 마음을 확실하게 확인했는데 그 여자가 확인하기 이전에 나한테 했던 행동 그대로 계속 나한테 어필하면 남자는 멀어져. 100%야.
남자를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서 붙들어 놓으려면, ‘아, 이 남자도 내가 자기를 좋아한다는 걸 이제 알겠지? 그럼 이제 내가 한번 빠져야지’ 이게 돼야 해. 그게 밀당이야. 밀당이 아니고 당겼다가 ‘아, 오네?’ 싶을 때 바로 탁 쳐야 남자가 다가오지. 남녀를 불문하고 이건 불변의 진리야. 인간이 다 그래. 그러니까 너도 탁 사귀고 잤으면 이 남자는 네가 자기를 좋아한다는 걸 알 거 아니야. 한 번 밀어줘야 그때 남자가 비로소 다가오고 마음의 문을 여는 건데, 너는 계속 “이리 와, 이리 와” 이러고만 있으면 오겠어? 안 오고 싶지. 서로 당겼다가 서로 밀면 갑분싸 아니겠어? 그러니까 어렵지. 어려운 걸 잘 헤쳐나가야 사랑을 쟁취하는 거 아니겠어?
이미지가 세련되고 쎄 보이네. 야, 자꾸 딴소리 하지 말고 자신 있냐고. 마음 천천히 주고 밀어낼 자신 있냐고. 지금부터라도 성격은 시원시원한데 사람들이 잘 못 다가온다고 해 봐. 야, 네가 하고 싶은 말만 할 거면 나가. 자꾸 이해도 안 되는 말 자꾸 하지 말고 할 수 있다고, 잘 할 수 있다고 오늘부터 하는 거야. 알겠지? 오늘부터 해. 정말 네가 계속 밀기만 했을 때도, 그 여자가 밀렸을 때도 너는 절대 굴하면 안 돼. ‘아, 내가 미니까 한 번 만에 밀려나는구나’ 싶으면 그냥 받아들여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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