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잊지 마. 너 진짜 부리니까.” 혹은 “그 옷밖에 못 봤어? 옷이 그거밖에 없냐?” 그 옷에 대한 부정적인 표현을 할 수가 있으니까. 되게 가까운 사이인데 계속 그러면 “그거 잠옷이 아니라 교복이냐? 유니폼이야?” “너 왜 여자 친구 안 사귀어?” 이거는 저도 사실 몰랐거든요. 이 뜻은, 뜻이 다르더라고요. “너 왜 여자 친구 안 사귀어?”는 그 사람에 대한 약간의 호감이 전제될 수 있어. 그러니까 그 마음을 떠보는 언어일 수도 있지. “너 연애할 마음이 있어, 없어?”를 떠보는 말인 거야. 근데 호감이 완전 없어, 친구일 뿐이야. 그러면 “너 여자 친구 안 사귀어?”가 아니라 “연애 좀 해라”라고 나가겠지. “너 그렇게 혼자 삐쩍대지 말고 연애 좀 해라.” 근데 이거 되게 무책임한 말이다.
소개시켜줄 마음은 없어. “야, 너 연애 좀 해라.” 이거는 “너가 알아서 해.” “여자 친구 왜 안 사귀어?”도 호감이 없을 수는 있어. “소개시켜줄까? 여자 친구 안 사귀어?” 약간 이런 마음인데, 약간 억양이 다른 것 같아. 나처럼. “야, 근데 너 여자 친구 안 사귀어?” 만약에 호감이 있으면 “근데 너 왜 여자 친구 안 사귀어?” 약간 요런 느낌으로 뭔가 있지. 그냥 뭔가 있는 느낌으로. 텍스트만 보면 안 돼요, 여러분. “너 정도면 잘생겼지.” 아, 이거는 약간 그건 거 같아. ‘잘생겼지’ ‘잘생겼다’는 표현은 잘 안 쓴단 말이야. 내가 볼 때 ‘괜찮지’는 친구 사이에 최선의 칭찬이야. “괜찮지.” “너 정도면 나쁘진 않지.” 근데 내가 사귀고 싶진 않아. 그게 서브텍스트지. ‘잘생겼다’는 말을 호감이 없는 사람한테 잘 안 하지 않나? 그러면 직장 동료가 “정말 잘생겼나 보다.” 뭔가 이쁘다. 어? 아니. 그니까 아니, 근데 일단 ‘잘생겼지’는 호감이 없을 수가 없어. 맞아. ‘이쁘죠’라는 말은 잘 안 하잖아.
여자도 똑같은 것 같아. 앞에서는 잘 안 해. 뒤에서 할 수 있어야지. “잘생겼다.” 이런 말. 그렇지? 약간 좀 그렇잖아. 뒤에서 “나 잘생긴, 진짜 잘생겼다.” 약간 이런 식으로. 오해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하지 않지, 쉽게. 이거는 거의 고백 수준 아닌가? “나쁘게 들려. 왠지 얘가 남자 친구 있을 것 같아.” 그럴 수 있다. 어장의 발언일 수도. 이런 느낌에서 쓰잖아. 예를 들어서 남자 친구랑 싸웠어, 이러면 막 고민 얘기하고 있는데, “와, 진짜 사람 이해 안 간다. 난 너 같은 사람 만나고 싶어.” 약간 이렇게 못되게 쓸 수 있지 않을까? 그렇지? “너 같은 사람 만나고 싶다”는 약간 어떻게 보면 한 발 빼는 표현인 거거든. “네가 다가올 거면 다가와라.” 이건데, 그리고 뭔가 못 만나는 이유가 하나 있는 거야. 그렇지? 네가 뭐 여자 친구가 있든, 애인이 있든, 지금 네가 썸남이 있든 썸녀가 있겠지. 뭔가 지금 뭐 하나가 걸리고 있다.
“난 해결하지 못하는 건데, 너가 해결해.” 약간 요런 느낌이지. 다음은 연인 사이. 길을 가다가 “어! 벌써 유통됐네! 저 여자 어때? 저 여자 어때?” 첫 번째 팩트, 이쁜 거 맞음. 안 이쁜 사람한테 그런 얘기를 하진 않으려 하잖아. 두 번째, 그렇지만 너한테 예쁘면 안 됨. 너한테 예쁜 건 나여야만 함. 답은 정해져 있음. 너는 객관적이지 마. 현명한 대답도 알려드려. 같은 경우에는 그냥 딱 지나가서부터 “진짜 예쁘다.” 이렇게 무심결에 얘기했어. 피드백이 올 거 아니야. 이제 여기서 “어, 그러네. 진짜 예쁘네.” 이러면 “나도 생각 없이 했다”가 이렇게 되는 거야.
“막 돌아다니냐?” 약간 이런 거, 이런 거고. “어, 예쁘네. 근데 난 너가 더 예뻐.” 이런 거구나. 현명하게 대답해야지. ‘마녀사냥’을 본 게 기억이 나는데, 그런 경우에 어떻게 말을 해야 될까? 신동엽의 대처법이 진짜로. “와! 전지현 너무 이쁘다!” 와이프가 이러면 신동엽 “위에 던져?” 있는 약간 이렇게 될 걸? “버리다” 그러면서. 너무 사랑스럽고. 아닌 거 알지만 웃기잖아. 그 상황이. 그거를 일부러 그렇게 말하는 것도 알고 있어서 더 귀엽고 웃긴 거예요. 너무 유머러스하고 재치 있게 넘긴 거야. 유명 인사들을 예쁘다고 하느냐, 지나가는 행인을 예쁘다고 하느냐의 차이도 다른 거죠.
나 솔직히 연예인 예쁘다고 하는 거 질투 하나도 안 나. 전혀. 근데 “와, 이거는 좀 기분 나쁜데? 아, 근데 예쁘더라. 예쁜 건 예쁜 거지.” 이런 애들이 난 예쁘다고 하면 “어, 그래.” 약간 이렇게 넘어가는데, 일반인들 보고 그러면 “오! 벌써 손 떨려!” 항상 나 전에 만났던 남자들이 현명했던 게 뭐냐면, 본인 스타일, 연예인, 이상형 막 이런 거 물어보잖아. 그러면 “나 연예인 별로 안 좋아해.” 진짜 거의 다 그랬어. 이렇게 대답하는 애들이 진짜 많더라고요. “나도 얼굴 안 봐.” 이거 내가 볼 때 눈치가 없거나 맥이는 거야. 걱정하는 거야. 진짜 싸우자는 거 아니야. 그러면 나는 바로 “아, 그래? 나 얼굴 안 봐. 그래, 나도 얼굴 안 봐. 나 얼굴 진짜 안 봐. 난 눈 진짜 낮아. 친구들이 나보고 눈 발에 달렸대.” “아, 거기다 나 갈게.” 이거는 보여주세요.
행동을, 행동으로. 이거는 보여줘야 되는데. “나 갈게.” “아, 됐어. 나 갈 거야.” “아, 됐다고. 나 갈 거라고. 간다니까!” 내가 간다고. 나 간다. 지금 가. 왜 잡아줬으면 좋겠는 거지. 일단 한 번, 아니 두 번까지만 잡아주세요. 죄송한데요. 말과 행동이 다른 모순적인 사람들이 맞는데요. 죄송한데 딱 두 번만 잡아주세요. 제발요. 두 번 잡았는데 그래도 가면 그땐 보내주세요. 안 잡히면 진짜 서러워. 간다고 하면 그냥 보내줄 애구나라는 생각이 딱 드는 순간 내가 놓으면 놓칠 것 같구나 이런 느낌. 근데 두 가지가 있어. 남자가 안 잡는 이유는 진짜 눈치가 없어서 가고 싶구나. 두 번째는 일부러 안 잡는 거야. 버릇 고치려고. 근데 첫 번째, 두 번째 내가 둘 다 당해봤거든.
두 번째가 더 기분 나빠. 양치기 소년처럼 그런 애들이 있어. 여자애들이 뭐만 하면 “나 갈게.” “우리 헤어져.” 이렇게 하는 애들은 버릇 고치는 게 맞아요. 근데 처음인데 바로 그래 버리면 진짜 헤어지자는 뜻이니까 세게 오더라. 이걸 악용하고 반복하는 애들한테는 저는 가치가 없는 얘기긴 해요. 사실 원래 이러지 않던 애거나 아니면 처음으로 그랬다고 하면 그렇게 해 주면 많이 고마워하지. 화성, 금성 얘기가 되게 괜히 있는 게 아니야. 특이해. 하여튼 조금만 관심 있게 보면 ‘이렇게 해 줬으면 좋겠구나’가 보일 것 같아요. 그냥 관심을 원하는 관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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