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시청역 부근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습니다. 60대 운전자가 몰던 제네시스 차량이 인도를 덮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현재까지 사상자는 모두 13명으로, 이 중 9명이 숨졌습니다. 차량 운전자는 급발진에 의한 사고를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경찰은 면밀한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할 계획입니다.
2024년 7월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9시 28분쯤 시청역 교차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차량 1대가 일반 시민 10여 명을 들이받은 후 운전자가 차를 도로에 세워두고 도주했다는 내용입니다. 68세 남성인 운전자는 조선호텔에서 검은색 제네시스 G80 차량을 몰고 나오다가 급발진 사고가 났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세종대로 18길은 정동 → 조선호텔 방면으로의 일방통행 도로인데, CCTV 영상을 보면 정동 ← 조선호텔 쪽에서 차가 빠르게 돌진했습니다. 역주행 참사를 낸 후 사고 차량은 세종대로를 빠르게 가로질러 건너편 정동(8번 출구 앞)의 다이소/할리스/GS25 편의점 앞에서 브레이크를 밟고 멈췄습니다.
사고 직후 현장에는 길에 다수의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고, 차량 여러 대와 오토바이 등이 부서져 있었으며,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들이 심폐소생술을 하는 등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었습니다. 사고 수습을 위해 소방차와 경찰차가 계속 투입되었습니다. 차량이 덮친 인도는 사고 잔해로 가득했습니다. 차량을 막기 위해 설치한 펜스는 휘어진 채 무너졌습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사고 차량은 다른 차량 2대를 차례로 친 후 인도에 있던 보행자들을 덮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11시 25분 기준 사상자는 총 13명입니다. 사망자는 9명, 부상자는 응급환자 1명을 포함해 총 4명입니다. 소방청의 발표에 의하면 피해자는 사망 9명, 중상 1명, 경상 3명으로 파악된다고 밝혔습니다. 처음에는 심정지 9명 중 6명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가 얼마 안 되어 나머지 3명도 사망으로 발표되었습니다. 사망자의 연령대는 30대 4명, 40대 1명, 50대 4명이며 전원 남성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목격자 A씨는 “진회색 구형 제네시스 차량이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주행하면서 굉음을 내면서 돌진했다”며 “역주행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한 사람들을 쳤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소방본부 근처에서 식사를 하던 또 다른 목격자 김 모 씨는 “쿵 소리가 나길래 고개를 들고 보니까 차가 돌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피가 나오고 사람들이 모두 쓰러져 있었다”며 “어떤 사람은 차도에서 목에서 피가 나오는 것을 막고 있었다. 몸이 바퀴에 짓눌린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사고 현장 한쪽에는 희생자 지인들로 추정되는 일행들이 있었습니다. 1시간 전까지만 해도 함께 회식을 했던 동료가 사망자 명단에 들어 있다는 사실에 망연자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한 일행은 “이게 말이 되나”라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현재 소방당국은 희생자들에 대한 신원 확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인들은 사고 현장에 들여보내 달라 호소했지만, 사고 현장을 통제하는 소방 당국 관계자들에게 가로막혔습니다.
경찰은 가해 운전자를 현장에서 검거했습니다. 가해 차량 운전자는 68세 남성이며, 안산시의 운송업체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음주운전이나 마약 투약 등의 혐의는 조사를 진행해야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가해자는 사고 후 갈비뼈에 통증을 호소하여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며, 차량의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타 급발진 차량과 달리 2차 충돌 없이 브레이크만으로 차량을 완전히 멈춘 블랙박스 영상이 나왔습니다. 최종 브리핑에서 음주는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실제 당시 상황을 목격한 시민들은 제네시스 차량이 진입을 해선 안 되는 일방통행 도로로 잘못 들어갔고, 이후 차량을 돌리려는 과정에서 역주행 및 급가속이 이뤄졌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시민은 “급발진은 아닐 것”이라며 “일방통행 도로로 들어갔다가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역주행하며 속도를 올렸고, 사람들을 들이받은 후에야 차량 브레이크 등이 들어오며 멈춰 섰다”고 전했습니다.
가해자가 사고 후 도주를 시도했다는 신고가 있었으나, 다른 언론사의 후속 보도에서 사고 직후 조수석의 여성 동승자가 운전자를 지혈하고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목격자에 따르면 여성 동승자는 휴대폰을 하면서 가해 차량 상태를 확인하고 사람들이 지혈하게 옷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자기 옷은 안 된다고 거부했다고 합니다.
사고 현장을 지켜본 박 모 씨는 “음주라고 생각되는데 일방통행 길에서 반대 길에서 나왔기 때문에 (급발진 주장이) 납득이 안 된다”며 “급발진할 때는 끝날 때까지 (차가) 박았어야 되는데 거기(사고 장소)서 서 멈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급발진 사고 차량과 달리 운전 조작이 가능했다는 설명으로 사고 차량 운전자의 주장과 상반된 내용입니다. 박 씨는 “옆에 있는 사람은 운전석만 챙겼다”며 “지혈만 좀 빨리 했어도 한 분이라도 살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습니다.
가해자는 이 사고로 벌점이 한 번에 840점(인명사고로 인한 벌점) + @(안전운전 관련 벌점)점을 받게 되면서 면허가 취소되었습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에 차량 감식을 의뢰하고 목격자 진술과 블랙박스, 주변 CCTV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방침입니다.
한편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청역 인근 사고 현장에 방문해 상황 지휘에 나섰습니다. 오 시장은 “안타까운 사고”라며 “희생자를 신속하게 병원으로 모시고, 사고 원인을 철저히 파악하라”고 말했습니다.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즉시 현장에 소방차 37대, 인력 134명을 투입하고 구급 대응 1단계를 발령했습니다. 오후 9시 45분쯤에는 임시 응급의료소를 설치, 현장 대응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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