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서 4년 된 여자입니다.
분가에서 살고 있지만, 시댁과 친정이 모두 5분 내외 거리에 있어서 부모님께서 자주 왔다 갔다 하세요.
시어머니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자를 보러 틈만 나면 우리 집에 오시는데 "어휴 더워 집안이 왜 이리 더운 거야".
들어오자마자 덥다며 에어컨 온도를 22 도까지 맞춰 놓고 선풍기까지 틀어놓으십니다.
이렇게 낮에 종일 우리 집에 계시다가 남편이 퇴근할 시간이 되면 눈치 보면서 끄세요.
저는 남편한테 크게 한 소리 들으시고는 뒤로 자기 아들 눈치는 보는가? 반면, 저희 친정엄마는 반찬 가져다주러 가끔 집에 오시는데 거의 매일 집에 계시는 시어머니는 그마저도 싫으신지 어머 사돈 에어컨 켜놓으셨네요. 집이 좀 춥죠! 저희 엄마가 들어오면 에어컨을 꺼버립니다.
"어머니 방금 틀었는데 벌써 더우세요.?”
"에휴 이것도 다 낭비야"
한 시간 있다가 다시 틀자 본인 혼자 계실 때랑은 너무 티 나게 다른 행동을 하시죠.
한참 후 엄마가 덥다고 하셔서 제가 다시 에어컨을 켰어요.
"사돈 춥지 않으세요. 감기가 오려나 몸이 으슬으슬 추워서요" 안절부절못하던 시어머니가 이상한 핑계를 대며 또 꺼버리시는 겁니다.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면 안 되겠다 싶어서 제가 이불을 갖다 드리고 다시 켰어요.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늙어서 감기 걸리면 잘 낫지도 않는 거 몰라 ?"
"그럼 온도 올려놓았다가 추우시면 끌게요" "추워 빨리 꺼" 정확히 1분도 안 됐습니다.
그런데도 선풍기는 계속 쓰고 계시네요. 어머니 선풍기 바람도 감기 걸려요 하면서 선풍기 머리를 저희 쪽으로 돌렸죠! 그랬더니, 너 전기세는 어떻게 감당할 거냐
우리 아들이 얼마나 힘들게 벌어온 돈인데 시어머니는 귀한 손자가 울든 말든 소리를 빽 지르고는 가셨습니다.
그러고 남편한테 전화해서 자기가 춥다고 했는데, 며느리가 제 엄마밖에 모르더라고. 하셨나 봐요.
근데 남편은 이미 저한테 자초지종을 다 들었거든요.
엄마 춥다고 선풍기 돌려준 거잖아.
그리 불만이면 이제 우리 집 오지 마! 엄마 집에도 에어컨 있으면서 왜 우리 집 전기세만 축내고 가는데
아니 내가 에어컨을 틀면 얼마나 튼다고 엄마가 쓰는 게 그리 아까워
여태 엄마한테 우리 집 전기세 내라고 안 한 걸로도 고마워해야지
아들이란 놈이 그깟 에어컨 좀 편다고 엄마한테 치사하게 그래서 그날 곧바로 시어머니 집에 그깟 에어컨 좀 쓰러 찾아갔습니다.
하루 종일 켜놓고 시원하게 놀다 왔네요.
엄마 우리 오늘 자고 갈게 괜찮지
에어컨은 두 대나 있으면서 도대체 왜 그러시는지 모르겠어요.
단단히 삐치셨는지 요즘 우리 집에 안 오셔서 친정엄마와 함께 시원하게 지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