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5년생 원로배우 이순재와 2002년생 김환희가 만났다. 25일 개봉한 영화 ‘안녕하세요’는 삶이 힘든 고등학생이 호스피스 병동의 터줏대감을 만난 뒤 희망을 찾는 이야기를 그린다. 두 사람은 67세의 나이 차가 무색할 정도로 찰떡같은 연기 호흡을 선보인다. 관객 만날 준비를 마친 이순재를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 배우 대기실에서 만났다.
배우 이순재는 여전히 자신을 ‘부족한 사람’이라 말한다.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배우 생활을 시작해 연기 경력만 66년이 넘지만, 늘 채워나갈 게 많아서다. 영화 ‘안녕하세요’ 개봉을 앞두고 만난 이순재는 “매 작품 죽을 각오로 임하고 있다”며 “노병은 아직 죽지 않았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순재는 이 작품에서 호스피스 병동의 터줏대감 ‘박인수’를 연기했다. 병동에서 ‘박 노인’으로 불리는 인수는 죽는 법을 배우러 온 여고생 ‘수미’에게 살아갈 힘을 전하는 인물이다. 이순재는 “이 영화는 ‘죽을 때까지 안녕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잘 살아야 잘 죽을 수 있는데, 잘 사는 게 뭔지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작품 속 이순재의 대사 한마디, 행동 하나는 ‘좋은 삶’과 ‘진짜 어른’을 두루 생각해 보게 한다. 희망을 잃은 사람들에게 온기를 전하고 다시 일어날 힘을 불어넣는 마법 같은 효력을 지녀서다. 이순재는 “살아있을 때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한 번뿐인 인생인데 다른 이에게 상처 주거나 손해를 입히지 않고 살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누군가의 원한을 사지 않고 살다가 죽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행복한 삶일 것”이라며 “항상 자기 절제를 해서 남에게 피해 주는 걸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순재는 한국 TV 드라마 역사의 ‘산증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1962년 1월 방영된 KBS 첫 TV 드라마 ‘나도 인간이 되련다’에서 대중을 만났고, 이후 수백 편의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 인생의 궤를 함께해왔다. 이순재는 “늘 죽을 각오로 연기해오고 있다”며 “항상 새로운 걸 찾아 도전하다 보니 나와 가족의 행복권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살고 있다”고 웃었다. “지금 우리 작품을 보면 상당히 좋아졌어요.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잖아요. 윤여정, 오영수 등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조명받았고요. 한국 작품과 배우도 얼마든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다는 건 증명됐으니 앞으로는 누구든 희망을 갖고 노력하면 얼마든지 날개를 달 수 있을 거예요.”
현역 최고령 배우인 이순재는 구순을 앞둔 지금도 영화와 연극, 드라마에 꾸준히 출연하며 대중을 계속해서 만나고 있다. 국민 아버지부터 대통령, 왕 등 그동안 맡았던 직업은 셀 수 없다. 올 초에는 연극 ‘리어왕’에 새롭게 도전해 관객을 만났다.
인터뷰 말미 이순재는 리어왕의 구절인 ‘부자들이여, 비바람을 맞고 있는 헐벗고 가난한 자들의 고통을 몸소 느껴보라’를 인용하며 “어떤 일을 하든 상대를 생각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작은 바람을 덧붙였다. “여민동락이라고 하죠. 리더는 아랫사람과 같이 웃고 울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정치인이든 배우든 일반인이든 그런 마음으로 삶을 살아간다면 나중에 ‘잘 살았다’고 돌아볼 수 있지 않을까요?”
배우 이순재 씨와 명륜진사갈비로 유명한 기업 명륜당이 어제(3일)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와 나눔 명문 기업에 공동 가입했습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 주최로 서울 용산구 명륜진사갈비 광고 촬영장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서 이순재 씨는 광고 모델료 2억 원 전액을, 명륜당 측은 수익금 1억 원을 기부했습니다. 이 기부금은 독거노인 등 사회적으로 고립된 가구의 고독사 예방을 위한 지원금으로 쓰일 예정이며, 2억 원을 기부한 이순재 씨는 2020년 배우 1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되었습니다.
배우 이순재의 훈훈한 기부 이야기가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8일 SBS <사랑의 기적>에 이순재가 출연료 전액을 기부했습니다. 7일 첫 방송된 <사랑의 기적>은 극본료와 출연료 전액을 기부하는 드라마로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배우 이순재가 동참한 것입니다. 극 중 봉달(정유석 분)에게 인공와우 수술을 해주는 이비인후과 의사 역을 맡은 이순재는 이날 방송된 <사랑의 기적> 중 봉달에게 “수술이 성공하면 누구 목소리를 가장 듣고 싶으냐?”는 대사로 봉달의 마음을 열었습니다. 한편 실제로도 7년째 중랑구 사회복지협의회 회장직을 맡아 몸소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이순재는 “사회복지협의회 회장직을 담당하고 있어 느끼는 점이 많다. 많은 분들이 기부 문화에 참여해 사회 곳곳을 밝혀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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