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하루라도 빨리 깨달아야 합니다. 남자로 태어났다면 하루라도 빨리 깨달아야 해요. 이걸 늦게 깨달을수록 연애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고, 여자가 미워 보일 수밖에 없어요. 결혼하기 힘들어질 수밖에 없고, 이게 현실입니다. 어제 여자친구에게 이별 통보를 받았습니다. 5개월 정도 만났고, 다툼으로 헤어진 게 아니라 일이 우선이었던 상대였는데, 근래 일이 너무 많아서 지치기도 했고, 무엇보다 저를 이전처럼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고 하네요. 제가 다시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25살입니다.
당사자분이 한번 말씀해 보시겠어요? 본인이 보시기에 다시 잡힐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어 보이나요? 누가 봐도 이제 잘될 가능성보다 잘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많아 보이는데, 본인도 어느 정도 받아들일 준비는 하고 계셨잖아요. 1달 전부터 어느 정도 피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부정하고 싶었나 봐요.
저는 본인이 다툼으로 헤어진 게 아니라 하셔서, 서로의 오해나 해결 가능한 이유로 헤어진 줄 알았는데 결국 그게 아니었던 거잖아요. 기대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으니까 싸우는 거고, 맞추고 싶은 의지가 있으니까 싸우는 건데, 애초에 그 정도의 마음도 없었으니까 싸울 일도 없었던 거잖아요. 결론이 지금 그렇게 나버린 거잖아요. 일을 중요시 여기는 사람인데, 제가 아직 안정적인 직장을 못 잡아서 그런 건가 생각하게 됐어요. 여자친구는 1살 연하고, 대학교를 나오지 않고 바로 취업했어요. 저는 대학교를 나왔는데 전공과 거리가 먼 것 같아서 다시 진로를 정하고 있어요. 근데 지금 다시 학교에 들어가 처음부터 시작한다고 하면, 연애하기 힘들 텐데요. 아, 학교에 들어갈 생각은 없고 영상 공부를 하고 싶어서 학원을 알아보고 있어요.
전 여자친구와 저의 일과 일상 비중의 차이가 컸던 것 같아요. 그렇겠죠. 상대가 느끼기에는 본인의 모습들이 부담스러웠을 가능성이 큽니다. 상대가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데, 본인은 뭐 배우겠다고 하니 답답했을 거예요. 남녀의 입장이 뒤바뀌면 괜찮을 수 있겠죠. 이건 성차별이 아니라, 남자는 본능적으로 자기가 밥벌이를 하고 있으니, 여자가 뭘 배우든 상관없이 지지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거예요. 그런데 이게 남녀가 뒤바뀌면 이야기가 달라지죠.
본인이 지금 여자친구와 만나는 나이대에는 그나마 괜찮지만, 30대가 되면 그 갭이 점점 커질 거예요. 이번 경험을 통해 현실을 자각하고,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게 낫지, 여기서 그 사람에게 다시 매달리는 건 남성성을 완전히 내려놓고 구걸하는 느낌이 들 수 있어요. 특히 남성분들이 이 부분을 하루라도 빨리 깨닫는 게 좋은데, 여자들이 돈이나 직업, 능력 등을 강조하는 게 기분 나쁠 수 있어요. 저도 그랬지만,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니 나라도 그랬을 것 같아요.
남자들이 20대 초중반에 연애를 하면서, 사랑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경험하게 되면서, 사랑만으로 많은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착각하기 쉽죠. 하지만 30대가 되면서 여자가 ‘속물’처럼 보이는 건 사실 애초에 잘못된 전제에서 비롯된 겁니다. 여자는 20대 초반부터도 남자가 어떤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나이가 어리니 그걸 확실히 표현하지 못했을 뿐이에요.
본인이 지금 20대 중반인데, 일반적인 사람들 기준으로 보면, 4년제 대학 졸업 후 취업 준비에 6개월, 1년이 더해지고, 바로 취업되면 회사 생활에 정신없이 지내다 보면 어느새 27~8살이 돼버리죠. 그때 연애를 시작하려고 보니, 여자들이 남자의 능력을 따진다고 느끼게 될 수 있어요. 그게 아니라, 여자의 본능입니다. 여자가 남자의 능력을 보는 건, 필수적인 요소를 확인하는 것일 뿐이에요. 본인의 최소한이 결여돼 있다고 느껴서 이별을 통보한 거죠.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정신 차리고, 자신의 능력을 키워나가는 게 대한민국 연애시장에서는 훨씬 유리해요. 이걸 늦게 깨달으면 연애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고, 여자가 미워 보일 수밖에 없어요. 결혼하기 힘들어질 수밖에 없고, 이게 현실이에요.
마지막에 제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만나면서 불만이나 스트레스를 받았던 부분이 있는지 물어봤는데, 딱히 없었다는 걸 보면 성격 문제보다는 경제적인 능력과 관련된 문제가 맞겠죠. 짧게 답변하면 그렇기는 한데요, 본인은 개선되고자 하는 마음에 그런 질문을 한 건데, 여자가 받아들일 때는 그러한 질문을 던지는 남자 자체가 싫었던 거예요. 마지막까지도 구질구질하게 느껴졌을 거예요.
본인에게 상처를 주려고 심하게 말하는 게 아니라, 여자 입장에서 받아들일 때는 마음이 떠났으면 굳이 물어볼 필요가 없다는 느낌이었을 거예요. 눈치가 있었다면 약간 그런 느낌이겠죠. 하지만 괜찮아요. 좋은 얘기만 들으려고 온 게 아니니까요. 죄송합니다. 제일 오래 기다려 주셨는데, 오늘 마지막 사연이라서 제가 전달드리는 얘기들을 오해 없이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당사자분이 남자로서 무능력한 남자라서 자초한 게 아니라, 지금 상황이 그럴 수밖에 없는 시기에 놓인 타이밍적인 문제일 뿐이에요. 여기서 시간이 더 지나 이걸 깨닫게 되면, ‘내가 왜 30대 중반이 돼서야 이걸 알게 됐을까?’ 이렇게 되지 않도록 지금 이 경험을 통해 배우고 성장해야 합니다.
본인은 지금 배우고 싶다는 걸 배우고, 취업하고, 경제활동을 하면서 다음에 이런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될 때를 대비하라는 말씀을 드리는 거예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저는 25살에 이걸 알려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아요. 너무 상처받지 마시고, 이 경험을 값진 것으로 생각하고, 정말 잘 맞는 사람을 만나기 위한 과정으로 여기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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