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무님, 혹시 그 닉네임에 어떤 의미가 있나요? 제 와이프는 무당벌레를 보면서 무무라고 부르거든요.그래서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아, 둘 다 28살이군요. 별명에서 뒷자리를 뺀 거라고 하셨는데, 별명이 뭔가요? 별명이 ‘나무’라고요? 왜요? 이름 때문인가요? 이름이 뭔데요? 나영이에요. 성은요? 비밀로 해도 될까요? 저는 김나영인 줄 알고 미리 준비해 놓고 있었는데… 솔직히 말해서 이거, 니 노래잖아.
그래서 나한테 온 거잖아. 자, 이제 가봅시다. 상대방의 술자리에서 거짓말이 있었고, 그게 들통났어요. 이번이 두 번째예요. 아, 이거 못 고치는구나 싶어서 헤어지자고 했고, 상대방도 처음 잘못했을 때는 엄청 매달리더니, 이번에는 순순히 알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다음 날, 제가 못 헤어질 것 같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미안하고 불편한 마음도 너무 커서 잘 모르겠다는 말만 반복했더니,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아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결국 시간을 갖고 헤어지자고 했어요. 도저히 안 되겠다고, “기회를 주려고 한 거 너무 고마운데 미안하고 불편하고 죄책감 때문에 안 되겠다면서 못 만나겠어”라고 하더라고요. 처음 실수했을 때랑 지금 실수할 때의 감정이 아예 다르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설득하려고 대화를 좀 하다가 단호하길래 저도 그냥 알겠다고 했고, 어찌저찌 주말에 얼굴 보기로 했어요. 그런데 저도 죄책감과 미안한 마음은 핑계고, 그냥 제 마음이 그 정도까지니까 저러는갑다 싶은데, 못 헤어지겠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너를 위해 만든 노래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딱 맞는데, 그 술자리에서 어떤 거짓말을 했는지 한번 들어볼까요? 여자가 있었는데, 말을 안 하고 숨겼어요. 그 여자가 누구였는데요? 처음에는 아예 모르는 사람, 같이 마신 사람의 친구였고, 두 번째는 여사친이었어요. 두 번째는 그럼 단둘이 만난 거예요? 여사친이랑? 아니에요.
넌 되게 말하는 방식이 독특하네. 당차고 활발한 타입이네. 다들 너무 과하게 말하지 마세요. 남자랑 카톡할 때 그런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게 좀 이상해 보여요. 여자들끼리는 단톡방에서는 그런 걸 해도 되지만, 남자랑 카톡할 때는 그런 건 웬만하면 안 하는 게 좋아요. 남자친구랑 카톡할 때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그런 걸 귀여워하는 남자는 이미 너한테 꽂혀서 정신 못 차리는 상태일 때 “와, 얘네 카톡도 귀엽게 하네” 이런 느낌이지, 그렇지 않으면 좀 나사 빠진 애 같아 보일 수 있어요. 그럼 여사친이랑 만났을 때 남자 친구 3명까지 같이 있었어요? 그렇다면 나머지 한 명은 누구야? 여자인가요? 남자인가요? 둘이 하나씩… 음, 그 남자는 누구였는데? 그 친구들, 본인은 본 적 없죠? 그 친구들과 만난 지 얼마 안 됐죠? 계속 빠져있잖아요. 지금 얼마 만났어요?
못 헤어지는 데 이유가 있다니까요. 4개월 정도? 지금 좋아 죽을 때니까 애가 타는 거지. 본인이 처음에 “이거 못 고치겠구나” 싶어서 헤어지자고 했잖아. 헤어지자고 했을 때 진짜 헤어지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아니면, 헤어지자 그러면 지가 잘못했다고 할 것 같아서 헤어지자고 했던 거예요? 잘못할 것 같아서 헤어지자고 했겠지. 그러니까 하루도 안 지나서 다음 날에 “못 헤어질 것 같다”고 한 거겠지. 정답입니다. 그런데 다음 날, 제가 못 헤어질 것 같아서 다시 연락했더니, “넌 좀 바보 같은 게 있잖아.” 차라리 연락할 거면, “넌 미안한 것도 없니?” 이렇게 철판을 깔아도 됐을 텐데… “생각해봤는데 나랑 못 헤어질 것 같아.” 그러니까 남자도 되려 “내가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더라고요. 이 이유를 본인은 모르겠어? 근데 이미 지나갔잖아요.
이미 지나서 어떻게 살릴 수 있는 건 아닌데, 문제가 뭐냐면, 결정적으로 그 남자가 네가 헤어질 자신이 없다는 걸 알아버렸어. 그걸 몰랐으면 그나마 나았을 텐데, 이 남자가 그걸 알아버렸어. 네가 뱉은 말을 지켰으면 시간이 지났을 때 “1주일이 지났는데 아직도 연락이 오나?”라도 할 텐데, 네가 하루 만에 연락했으니까 “얘는 헤어질 자신이 없는 애구나. 그러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되겠구나” 할 거 아니야. 그게 문제야. 그 남자가 한 얘기를 남자어로 해석해 줄게. 이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실수했을 때랑 지금 실수할 때랑 자기가 느끼는 감정이 아예 다르다”고 하더라고. 이걸 해석하면, 저 남자도 너한테 한 행동이 나쁜 행동이긴 한데, 애가 천성이 악한 애는 아닌 것 같아. 나는 여사친 없거든. 내 얘기하는 거 아니야. 오해하면 안 돼. 난 여사친도 없고, 솔직히 말해서 나 있잖아.
내가 만약 친구들을 만났는데 그 친구들이 갑자기 여자를 데리고 오잖아? 근데 나는 와이프한테 내 친구들을 만나러 간다고 했어. 그런데 갑자기 자리에 갔더니 거기에 여자가 있어. 나도 와이프한테 얘기 안 할 것 같아. 이건 내가 와이프한테 거짓말한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굳이 내가 그걸 얘기하려고 분위기를 잡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될 것 같아.
내가 머릿속으로 상상해보니까 내가 자주 만나는 형 동생들이 있거든. 그러면 “에이형이랑 비동생이랑 셋이서 뭐 먹고 올게”라고 했는데, 나는 몰랐는데, 에이형과 비동생들이 지들끼리 얘기해서 여자를 데리고 온 거야. 그런데 나는 몰랐던 거야. 그래서 갔더니 4명이 됐어. 그럼 내가 가자마자 와이프한테 갑자기 연락해서 “자기야, 나 방금 도착했는데 여자가 있어” 이 얘기를 내가 해야 돼? 나랑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잖아.
그러면 얘랑 상관 있는 애잖아. 유부남이 아니더라도, 난 그런 거 같거든. 그리고 심지어 입장을 바꿔서, 내 와이프가 자기 친구들을 만나러 갔는데, 친구가 남자 1명을 데리고 왔어. 그럼 난 내 와이프가 그거 얘기하는데 상관없어. 왜 남자가 했었는데 거짓말했냐고. 그래, 나도 어렸을 땐 기분 나빴어. 28살 때는 안 그랬어. 그런데 네가 몇 살이라고 그랬지? 28살이라고 했나? 무튼, 남자는 나 같은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
그냥 그렇게 해도 이해해 주겠지 싶어서. 근데 어떤 계기로 들통났는지는 모르겠어. 그걸 좀 얘기해줘 봐봐. 걔가 굳이 이걸 말을 안 하려고 했으면 너한테 들키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들통났을까? 전화를 했는데 수화기 너머로 여자 목소리가 들렸어요. 생각해봐, 28살인데도 아직 그걸 못 깨달았어? 얘가 진짜 대역죄를 저지르고 있었으면, 네 전화를 딱 받을 때 “야, 어, 여보세요” 이랬겠지. 근데 얘는 떠들고 있는 데도 받았어. 그랬는데 지들끼리 하던 얘기를 계속하고 있는 거야. 그런데 네가 거기에 꽂혀서 “뭐야?” 이렇게 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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